로그인

학습 질문 게시판

영어탐구와 톨스토이 인생론 <서문>

작성자
사색
작성일
2019-12-13 13:28
조회
445
영어를 잘 하기 위해 영어 학습을 하다보면 의문이 생기게 되며, 소위 학구적인 분들, 골방득도에 남다른 자질이 있는 분들에게는 그 의문은 영어라는 소재의 무언가에 깊은 탐구(사색)를 조장하는 경우가 있는 듯 합니다. 이럴때 톨스토이의 인생론 서문이 우리에게 교훈을 줄 것 같습니다.
...................................................................................................................................

여기에 물방앗간을 생활의 유일한 수단으로 하고 있는 어떤 사나이를 상상해 본다. 이 사나이는 가루 방앗간의 아들이며 손자이므로 가루를
빻는 데 제분기의 각 부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다. 이사나이는 기계학 따위는 조금도 모르나, 가루를 훌륭하게 잘 빻도록
제분기의 각 부분을 썩 잘 다루어서 그것으로 밥을 먹고 살아간다.

그런데 우연한 일로 이 사나이가 제분기의 구조에 관해서 생각하게 되고, 기계학에 관해서 막연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그는 빙빙 돌아가는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하고 그런 것을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해서 밀을 넣은 깔대기에서 절구통으로, 절구통에서 축(軸)으로,축에서 바퀴로, 바퀴에서 둑으로, 물로, 관찰을 진전시킨 결과 마침내
모든 것이 둑과 시내(川)에 있음을 그는 똑똑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사나이는 이 발전을 매우 기뻐하면서, 그로부터는 이전처럼 빻아 나오는
가루의 성질을 비교 연구해서 절구를 오르내리거나, 절구통을 닦거나, 피대(皮帶)를 조이거나 늦추거나 하는 대신 시내의 연구에 손을 댔다.

그런데 그의 물방아는 아주 고장이 나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과 언쟁을 하지 않고 오로지 시내의 연구만을 계속했다.
이와 같이해서 그는 시내만을 너무 오래 열심히 생각하여 그의 사고방식이 옳지못함을 말해주는 사람들과 언쟁하기에 정신이 없어서 마침내는 시내가
결국 물방아 그 자체라고 굳게 믿어 버렸다.

그의 생각이 잘못임을 지적해 주는 모든 증명에 대해서 그 사나이 같은 제분업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어떠한 물방아라도 물이 없이는 제분할 수 없다. 따라서 물방아를 알자면 물을 대는 방법을 알고, 그 흐름의 힘과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즉, 물방아를 알자면 시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 고찰에 있어서 논리적으로는 물방앗간 주인이 옳다.

그러나 미망(迷妄)으로부터 그 사나이를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체로 사색(思索)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사색 그 자체보다도 사색이 차지하는
위치라는 것, 즉 효과적으로 사색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무엇을 사색하고 다음에 무엇에 관해서 사색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 이것을 그에게
보여주는 데 있고,

또 합리적 활동이 불합리적인 활동에 비해서 나은 이유는, 그저 합리적 활동은 그 사색을 세상의 중요성의 정도에 비추어서
질서 있게 배분하는, 즉 여하한 사색이 첫째이고, 둘째며, 셋째이고 열째여야 하는가를 아는 점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 주는데 있다.

그런데 불합리한 활동은 이 질서를 갖지 않는 사색에 의해서 성립되어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에게는 이 순서의 결정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색을
촉진시키는 바로 그 목적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 함도 아울러 설명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색의 목적은 하나하나의 사색이 합리적이 되도록 배열되어야 하는 그 순서까지도 결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하여 일체의 사색에 공통된 목적과 관계없는 사색은 그것이 아무리 논리적이라 하더라도 어리석은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방앗간 주인이 목적은 좋은 가루를 빻은 데 있다. 그리고 이 목적은 그가 그 목적을 놓치지 않는 한, 그를 위해서 절구나, 바퀴나, 둑이나,
시내에 관한 그의 사색의 명확한 순서나 배열을 결정할 것이다.

그런데 사색에 대한 이러한 관계가 없는 이상, 물방앗간 주인의 사색은 그것이 아무리 아름답고 논리적이라 할지라도 그 근본이 그릇된 것이고,
우선 무익한 것이다. 말하자면 키이파 모키예 치 (고골리 작[죽은영혼]에 나오는 인물)의 사색, 만약 코끼리가 새처럼 알 속에서 생겨
나온다면, 코끼리알의 껍질 두께는 얼마만큼 되어야 하느냐를 생각하는 따위와 비슷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으로서는, 인생에 관한 현대 과학의 사색은 마치 이와 같은 것이다.
인생은 이 사나이가 연구하고 있는 물방아 같은 것이다. 물방아는 가루를 잘 빻기 위해서 필요하고, 인생은 인생을 좋은 것으로 하기
위해서만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 탐구의 목적을 일각이라도 포기하게 되면 반드시 벌을 받고야 말 것이다.
만약 인간이 그것을 버린다면 그의 사상은 반드시 그 정당성을 잃고, 저 코끼리가 알을 까는데
어떠한 화약이 필요할까 따위를 생각하는 키이파 모키예 치의 사색과 비슷한 것이 될 것이다.


전체 2

  • 2019-12-20 12:56

    사색님 좋은글 감사 드립니다. 이렇게 좋은글에 댓글이 없네요. 올해가 거의 저물어 가네요.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2020-01-04 18:16

    강의나 들으러 와서 댓글을 챙겨보지 않았는데... 요새 사주명리학관련 책을 읽고 있습니다. 생각이 잡다하게 번지는 요즘 님의 글이 귀하네요. 감사합니다.


전체 2,82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720
organized (1)
chin | 2020.04.22 | 추천 0 | 조회 2379
chin 2020.04.22 0 2379
2719
why..갑자기 동영상이 미로그인 처리되나요?? (5)
ybkim | 2020.04.19 | 추천 0 | 조회 2873
ybkim 2020.04.19 0 2873
2718
영문법파트 ? (1)
정하빈 | 2020.04.18 | 추천 0 | 조회 431
정하빈 2020.04.18 0 431
2717
ㅘ잠언 유닛1 5절~7절 영상이 안 돼요.ㅠㅠ
최진연 | 2020.04.07 | 추천 0 | 조회 2600
최진연 2020.04.07 0 2600
2716
시스템에 관한 질문입니다 (1)
초이 | 2020.04.06 | 추천 0 | 조회 2575
초이 2020.04.06 0 2575
2715
문장 (3)
다이애나 | 2020.04.05 | 추천 0 | 조회 285
다이애나 2020.04.05 0 285
2714
수업 너무 잘 듣고 있습니다. (1)
영어좋아 | 2020.04.04 | 추천 0 | 조회 2516
영어좋아 2020.04.04 0 2516
2713
영작질문 (2)
Anna11 | 2020.04.04 | 추천 0 | 조회 294
Anna11 2020.04.04 0 294
2712
proverbs 9 15장에서 궁금한게 있어요!!
Alicia | 1970.01.01 | 추천 0 | 조회 358
Alicia 1970.01.01 0 358
2711
영어 단어 추론 :" nor-rard" (4)
정진경 | 2020.03.30 | 추천 0 | 조회 1854
정진경 2020.03.30 0 1854
2710
오류 해결방안
잡초 | 2020.03.30 | 추천 0 | 조회 577
잡초 2020.03.30 0 577
2709
시크릿 그래머 정답 mp3 (1)
kaingt | 2020.03.30 | 추천 0 | 조회 1816
kaingt 2020.03.30 0 1816
2708
숙어질문입니다 (1)
짱구 | 2020.03.29 | 추천 0 | 조회 1121
짱구 2020.03.29 0 1121
2707
국어 질문입니다. (1)
짱구 | 2020.03.28 | 추천 0 | 조회 727
짱구 2020.03.28 0 727
2706
소유격관계대명사 (1)
짱구 | 2020.03.27 | 추천 0 | 조회 695
짱구 2020.03.27 0 695
2705
What의 두가지 의미 질문드립니다 (3)
문미영 | 2020.03.24 | 추천 0 | 조회 814
문미영 2020.03.24 0 814
2704
영작질문드립니다. (1)
짱구 | 2020.03.23 | 추천 0 | 조회 774
짱구 2020.03.23 0 774
2703
영작질문드립니다. (1)
짱구 | 2020.03.23 | 추천 0 | 조회 735
짱구 2020.03.23 0 735
2702
통찰의 영어를 보여주시네요 (3)
Owen | 2020.03.22 | 추천 1 | 조회 832
Owen 2020.03.22 1 832
2701
동명사만 목적어 취하는 동사 질문 (4)
문미영 | 2020.03.20 | 추천 0 | 조회 720
문미영 2020.03.20 0 720